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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구와의 전면전을 준비하면 준비할수록, 마음에 구멍이 점점 더 생겨만간다.
 
ICC에 김봉구를 세우는 일만으로도 한국은 위험하다. 경제가 뿌리채 흔들릴 수도 있다.
 
함부로 쉽게 할 수 없어서 답답한 마음에 창문의 햇빛에서 너를 느껴본다. 그려본다.
 
항아야...너 괜찮은거지? 내 몸은 여기 있는데, 내 마음은 이미 너에게 닿아있다.
 
 
내 마음은 너와 함께하고 있다는 믿음. 이 믿음이 지금의 이재하를 이끈다.
 
네가 홀로 너무 외롭지 않기를, 힘들지 않기를 그저 속으로만 대뇌인다.
 
그러니까 제발 항아야...내가 갈테니까, 제발 아무 일없이만 있어줘.


내가 꼭 찾아갈게. 나 지금 노력하고 있어. 최선을 다하고 있어.
 
김봉구 잡아서 꼭 심판할거야. 너 그렇게 만든 그 새끼 정말...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아.
 
조금만 기다려줘. 살아만 있어...항아야.

 
너에 대한 생각도 잠시, 나는 다시 ICC에 김봉구를 제소하기 위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우리 왕실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거 반드시 보여줄거야.
 
정신없이 찾고 또 찾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기를 반복한다.
 
형과 형수를 시해한 것, 국가의 정책과의 관련성...객관적, 주관적 제소 요소는 다 있다.
 

이제 증거...증거만 있으면...이런 찰나에 은시경이 또 말썽이다.

 
너를 생각하고 왕실을 생각하고 김봉구를 단죄하기에도 부족한 지금...너까지 왜 그러냐...
 
출국 금지를 내렸다. 이중스파이 노릇할 사람은 너 말고도 많아.
 
나도 잘 알아! 지긋 지긋하게 잘 알아서 미치겠어.
 
그 새끼 만만한 놈 아니라는거, 잡는 것도 제소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거 너무 잘 안다고.
 
나한테 이중타격 입히고 싶어서라도 널 회유할 거라고?
 
머리가 복잡하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그래도 넌 안돼. 은시경...
 
 
"전 전하를 단 한 번도 친구로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좀 강해지세요. 전하!"
 
강해지라고...충분히 노력하고 있어. 예전엔 상상도 못 했을 사력을 다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한게 뭔데? 사람들 사지로 몰아넣는게 강한거면...나 그런거 싫어. 더 이상 못 해. 항아만으로...난...
 
답답한 마음이 머리로 전해져 두통이 찾아올 때 즈음, 은시경의 말이 또 들렸다.
 
"이재하! 넌 평생 그 안에서 친구나 찾으면서 살아.
 
너 지금 김항아 없어지니까, 나도 잃을까봐 무서워진거 잖아.
 
나 죄책감 같은거...이미 진작에 버렸거든? 그러니까 너도 정신 좀 차리라고!"

 
이게 정신이 나갔나. 이재하라니...이게 보자 보자 하니까...
 
문을 밖차고 나가 은시경의 눈을 보는 순간, 또 내 마음을 읽혀버렸다. 아니 그 놈의 진심이 보였다.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녀석. 나는 못 이기는 척 수락했다.
 
다른 방법이...나약한 국왕 이재하에겐 없다. 거대한 김봉구를 물리칠 패가...내겐 없다.
 
그래서 그 녀석과 함께 준비하기로 했다. 수많은 문건을 읽고 또 읽었다. 준비도 열심히 했다.
 
죄책감 같은 건 다 버리고 오로지 내 나라를 위해서 결사항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제 정말...
 
그 전에, 부탁을 했다. 재신이...괴물같은 기억때문에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가여운 녀석.
 
국왕과 산히가 아닌, 정말 믿음직한 지기로서 내 여동생을 부탁했다. 바리케이트도 쳤으니까...
 
은시경 미안. 마지막까지 나는 너한테 부탁만 한다. 고마운데...그래도 염치 불구하고 할게.
 
 
비서실장님도 다시 와 주시라 부탁드렸다. 내겐 지금 그 분이 필요하다.
 
"제가 보낸거에요. 생각해보면 말리는 척만 했던 거 같아요. 너무 도움이 필요해서...
 
근데 또 고맙다고 덥석 보내버리면 내가 너무 나쁜 사람되는거 같아서."
 
봉구 고발을 앞두고 할게 처리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형처럼...제 곁에 있어주세요. 실장님.
 
용서 했어요. 다...이해도 했어요. 대신 예전처럼 대우 못해드려요. 왕실 재정이 별로 없거든요.
 
그 전에 엄마한테 용서를 구하겠다는 실장님...흔쾌히 허락했다. 그분의 진심을 잘 아니까.

 
그로부터 며 칠이나 지났을까. 여전히 나는 김봉구를 몰아세울 패를 찾고 있었다.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도...전 인력을 동원해도 찾기가 힘들었다. 증거...
 
답답한 마음에 형을 보고 말했다. 싸우려고 하는데...형 말처럼 끝까지 물고 늘어져볼까 하는데...
 
좀 도와주지... "좋냐? 나 증거찾느라 고생하는거, 거기서 내려다 보니까 좋냐고..."

 
그러다 문득 미친 내 오랜 기억 속 서랍의 조각들...
 
좋냐...좋냐...좋.,.냐..그래, 이거다. 일성록. 
 
그 날, 김봉구가 제 입으로 나불댄 모든 사실이...여기에....있다.
 
찾았다. 김봉구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증거를...잘 보고 있어. 형 동생, 이재하가 어떻게 하는지.
 
꼭 이길거야. 형 그렇게 보낸 그 놈, 대한 민국 왕실을 우습게 본 그 놈.
 
꼭 값아줄게. 꼭 복수해줄게. 그러니까, 답답아. 거기서 잘 보고 있어...형...보고싶다.
 
형이 항아 좀 지켜줄래? 우리 항아...다치지 않게, 외롭지 않게...형이 좀 지켜줘.
 
이렇게 증거도 줬으니까...나 없는 그동안만 나 대신에 형이 좀...지켜줘. 우리 항아.

 
모든 준비가 끝나고 발표가 시작되기 전, 은시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이 발표를 마치고 나면 그 녀석은 아마도...사지로 가있을거다.
 
잘 하자. 꼭 살아서 돌아와, 은시경. 너 죽거나 다치면 용서 안한다.
 
이거 왕으로 하는 명령이자, 친구로서 하는 부탁이다.

 
이 발표를 시작하고 나는 이제 봉구와 전면전이다.
 
누군가 하나가 끝이 나야 결말이 보일 게임이다. 떨리고 불안한 마음을 덜어낸다.
 
나는 지켜야 할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 나라 국왕이다. 김봉구...잘 봐.
 
이제 나 너 가만 안둬. 니가 우리 왕실 사지로 몰아 넣은 거 기억하지?
 
나는 너처럼 비겁하게는 안할거야. 정정당당하게 우리 항아가 원한 것처럼...너 작살내줄게.

 
"저는 오늘 국민 여러분께 참담한 사실을 알려드리러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선왕 전하이신 이재강 전하의 죽음이 타살로 밝혀졌습니다.
 
그것도 외국의 일개 회사 대표가 대한민국 국왕을 시해했습니다.
 
지금부터 보실 화면이 그 증거 영상입니다."
 
김봉구...니가 하나 착각한게 있어. 니가  독을 뿌려놓은 이 왕실이 어떤 곳인지 말이야...
 
넌 그걸 간과했어. 왕은 그저 왕이 아니거든. 대한민국 그 자체, 5천만이거든?
 
그래서 넌 나를 절대 이길 수 없는거야. 그게 너와 나의 다른 점이야.
 
 
난 싸울거야. 정정당당하게 우리 항아가 원했던 것처럼. 너랑 싸워보려고 원칙대로.
 
넌 지금 나라를 건드렸어. 내가 예전의 나약한 이재하였으면 너따위한테 졌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지금의 이재하는 그냥 이재하가 아니거든. 대한민국...그 자체거든.
 
"클럽 엠 회장 존 마이어는 5천만 국민을 살해했습니다. 우리를 유린하고 농락했습니다.
 
해서 전 그 사람을 로마 규정 제 7조, 인도에 관한 범죄 행위로
 
 ICC 국제 형사 재판소에 고발합니다. 싸우겠습니다. 그리고 잡겠습니다.
 
정의에 따라 원칙대로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비서실장님과 봉구에 대한 현재 상황을 논의 하던 중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불안한 예감, 어쩌면 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리재하 동지, 여기 중국 수용솝니다. 투먼 입니다. 투먼 수용소! 제 놈들이 날..."
 
다급한 목소리 그리고 울리는 두 발의 총성.

 
불안했다. 혹시라도 만에하나라도 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난...
 
살 수 없다. 평생을 자책 속에서 살거야. 널 지키지 못하면...
 
아무리 불러도 대답없는 너를 찾기 위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중국으로 향했다.

 
도착하자 마자, 널 찾으라는 지시를 내린 뒤 그쪽 사람들과 대치하던 중 네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생각하기 전에 발걸음이 먼저 움직였다. 조금만 기다려. 내가, 내가 가. 지금 갈게.

 
목 놓아 네 이름을 불렀다.
 
내 목소리를 네가 들을 수 있게, 있는 힘껏 소리를 쳤다.
 
도대체 어디있는거야...김항아. 항아야. 김항아...

 
그렇게 찾고 또 찾다가 문득 든 느낌.
 
지금 뒤를 돌면 너를 볼 수 있을 거 같은 예감.
 
미련없이 뒤를 돌은 그 곳에...네가 있었다.

 
미치게 보고 싶었던, 그리웠던 얼굴...눈빛...
 
중국군에게 끌려가는 네 모습이 보였다. 안돼. 김항아. 달렸다. 너에게...
 
내가, 내가 구해줄게. 내가 꼭 너 찾아올거야.
 
안돼. 가면 안돼! 나한테서 멀어지지 마.

 
한 발의 총성. 쓰러지는 너.
 
내 눈 앞에서...쓰러지는 항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숨이 멎을것만 같은 느낌.

 
설마...하고 돌아본 그 곳에...네가 쓰러져 있엇다.
 
아니야...이게 뭐야. 이게 뭐야.
 
떨어지는 핏방울 소리에 떨리는 온몸을 간신히 움직여 너에게로 향한다.

 
아니야...이건 아니잖아. 이게...이게 뭔데.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이 놓았다.
 
너 왜 누워있어...항아야...김항아. 너 이러면...나...나 어떻게 사니...
 
너에게 다가가는 몇 초의 시간이 억만겁의 시간보다 길게 느껴진다.

 
힘없이 누워있는 너를 돌려 품에 안았다.
 
고통스러워 하는 너...붉게 물든 너의 다리...
 
떨리는 손을 네 뺨위에 올려놓았다. 따뜻하네...우리 항아 맞네...

 
 힘없는 목소리로 나를 보며 미소짓고 말하는 너.
 
"리재하 동지...일 없습니다."

 
세상에 감사해보긴 처음이다. 이렇게 가슴이 놓이긴 처음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가슴을 쓸어내려본 적이 없다.
 
종교가 없는 국왕인 내가 온갖 신들에게 감사를 구했다.
 
너 살려줘서...다시 내 품에 올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감사하다고...
 
뜨거운 눈물들이 내 뺨을 적시고 너를 적신다.
 
쉴새없이 눈물이 흘렀다. 김항아...항아야...다행이야..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리고 이 세상 어떤 말로도 다 채울 수 없을 만큼...사랑해. 김항아.

 
그렇게 네가 다시 내게로 돌아온 지금...나는 다시 너에게 미칠듯이 미안해진다.
 
그렇게 강했던 너인데...담력 하나는...우리 항아 따라올 여자가 없는데...
 
떨고 있다. 내여자가. 내가 김봉구가 무서워 사시나무 떨리듯 떠는 손을 잡아주었던
 
그런 항아가 지금 떨고 있다.

 
다치고 눈뜬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그 놈을 잡을 방법이 있냐고 묻는 너.
 
빨리 잡아야한다며, 지금 이럴 시간이 없다면서 눈물을 흘리는 너를 보고도
 
아무것도 해줄게 없는 나는 그저 너를 말없이 안았다.
 
멍으로 가득한 너의 팔, 상처난 얼굴...많이 약해진 모습까지...
 
그동안 너 홀로 겪었을 고통이 칼이 되어 다시 나를 찌른다.

 
"미안해...항아야. 못지켜줘서.
 
너 지금 이런거 보니까 그동안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는지 다 알겠어.
 
미안해...항아야. 너 행복하게 해준다고 해놓고 힘도 없는 왕이라서, 정말 미안해."

 
네가 겪었을 두려움, 무서움이 다 내게로 전해진다.
 
우리 항아...정말 많이 힘들었구나...미안해...항아야.
 
힘없는 왕이라서, 너 지켜주지도 못하는 못난 남자라서 정말...미안해.
 
이런 너를 보니까 더 확고해지는 나의 목표. 봉구 꼭 잡을게.
 
감히...우리 항아 이렇게 떨게 만든 놈. 내가 가만 안둘거야.
 
그러니까...나 더 아프게 하지 말고 좀 쉬자...항아야.

 
중국이 김봉구를 등에 없고 항아를 수용소에 가둔 것에 대한 미안함을 표했다.
 
우리 군대를 중국에 들이는 것, 김봉구에게 협조하던 것을 덜라는 것...
 
수세에 몰린 중국은 군대가 주둔하는 것을 허락했다.
 
큰 진전이다. 봉구를 처단할...심판할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은시경이 봉구에게 갔다는 말을 들은 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래, 맞아. 호랑이한테 고기 맡긴 거...그러다 잘못되면...그래서 시경이가 못 돌아오면
 
내가 평생을 자책으로 살겠지. 무능한 이재하, 한심한 국왕...이렇게.
 
그래도 지금은 그 녀석을 믿어보는 수 밖에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

 
다음 날 아침. 우리 군의 군대가 중국에 주둔하기로 하고
 
항아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한 지금. 은시경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따내었다며, 그 놈이 있는 위치를 알려주는 은시경.
 
근데, 뭐라고? 군대 보내지 말고 봉구 잡히는 걸 직접 와서 보라고...? 마중나오겠다고...
 
살짝 의심스러웠지만, 은시경이니까 믿어보기로 했다.

 
정말 괜찮겠냐며 묻는 너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눈과 눈을 맞추고 널 안심시켰다.
 
바보야, 다쳤으면서 어딜 따라오겠다고.
 
먼저 가있어. 그럼...내가 금방 갈게. 한국에서 보자, 항아야.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 나서는 발걸음이 무거워 떼어질거 같지가 않다.

 
걱정마. 곧 갈게. 김항아, 나 너 두고 어디 못가.
 
우리 예쁜 왕비 마마랑 평생 살아야지.
 
그리고 은시경이잖아. 은시경. 미소를 짓고 발걸음을 옮겼다.

 
엄청 야윈 녀석. 뭐야...많이 힘들었나보구나. 은시경.
 
근위대를 두고 따로 가자고? 먼저 봉구 은신처에 보내자고?
 
조금 이상했다. 그래도 은시경이 하는 말이기에 믿었다.
 
아무리 말을 해도 대답을 하지 않는 은시경.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은시경이 날 이끈 곳.
 
탁 트인 바닷가에 고즈넉한 바람...이런 곳에 봉구가 숨었다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평소와는 좀 다른 은시경...뭐지?



저 멀리 보이는 요상한 의자 두 개와 내게 하얀 우산을 든채 인사를 건내는 봉구.
 
"어서오시죠. 국왕전하."
 
뭐지...? 불안한 마음에 서서히 고개를 돌린 그 곳에
 

 
은시경이 내게 총을 겨누고 서 있었다.
 
뭐야...이게. 은시경. 믿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너...은시경 아니야? 은시경...?
 
너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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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업데이트가 많이 늦었습니다.
 
양해해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세 더킹도 2회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시작한지가 엊그제 같은데...ㅠㅠ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던가요?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더킹 많이 사랑해주시고요^^
 
또한 얼마 남지 않은 재하의 끄적끄적도 많이 아껴주세요~
 
그럼 지금까지 더킹 홀릭 지극히 삼차원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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